전남 5.18 민주화운동 제45주년 기념식 추념사

작성자 홍보기획담당관 작성일 2025-06-09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오늘 우리는, 민주인권평화의 오월 정신을 기리는
5.18 민주화운동 마흔다섯 돌을 맞이했습니다.

다시 찾아온 빛나는 5월,
죽음과 시대의 어둠에 맞서 온몸을 불태운
오월 영령들께 가슴 저미는 추모와 한없는 경의를 표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채 기나긴 통한의 세월을 견뎌오신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온 마음을 다해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지난해 12월 3일 계엄의 밤,
국회를 뒤덮은 군홧발 소리와 날카로운 헬기의 굉음은
45년 전 광주의 공포를 되살렸습니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저항의 심장이었던
옛 전남도청에 계엄군이 난입하던 그 처연한 순간이
마치 어제의 일처럼 눈앞에 아른거렸습니다.

전남도청 옥상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던
“도청으로 모여달라”는 그 피맺힌 절규가,
2024년 겨울, “국회로 모여달라, 민주주의를 지켜달라”며
간곡한 호소로 되살아났을 때,
우리 국민은 주저 없이 일어났습니다.

소설가 한강 작가의 통찰처럼
과거가 현재를 구한 순간이었습니다.
’80년 5월, 광주의 고귀한 희생이
’24년 12월, 위기에 처한 우리를 지켰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1980년 5월, 그 처절한 항거의 중심에는
우리 전남도민이 있었습니다.

광주에서 난리가 났다, 시민들이 죽어간다는 소식에
분연히 일어나 광주로 달려갔고,
도내 곳곳에서 시가행진을 벌였습니다.

빵과 음료수, 무기와 탄약을
시민군에게 끊임없이 실어 날랐으며,
목포역에는 항쟁본부를 설치해
5.18 최후의 항전을 이끌었습니다.

학생, 노동자, 상인, 주부 등
모두 이름 없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불의에 참지 않고 일어나 찬란한 오월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5.18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값진 유산입니다.

민주주의는 결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보통의 사람들의 깨어있는 양심,
그리고 말이 아닌 행동, 침묵이 아닌 저항으로
지킬 수 있다는 진리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국민의 손으로 다시 만나게 된 소중한 오월,
전라남도는 오월 영령들의 5.18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고
힘껏 계승해 나가겠습니다.

5.18의 숭고한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여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굳건한 뿌리로 삼고,
다시는 우리 사회에 부정과 불의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여전히 은폐되고 왜곡된 5.18의 완전한 진상규명으로
역사와 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전남 5.18 커뮤니티센터’를 조성하여
미래 세대에게 위대한 오월 정신을 전하고,
유공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예우에도 더욱 정성을 기울이겠습니다.

여러분, 다가오는 6월 3일, 우리는 대통령 선거라는
중대한 전환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불법 비상계엄으로 흔들린 정의와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 위한 역사적인 선거입니다.

여러분이 가진 투표의 힘으로,
살아 숨 쉬는 민주주의의 위대한 힘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오늘 이 뜻깊은 기념식을 정성껏 준비해주신
전남 5·18민중항쟁 45주년 기념행사위원회 조창익 위원장님과
함께해주신 전라남도 5·18기념사업위원회 정석봉 위원장님,
양재혁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님,
조규연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장님을 비롯한
오월단체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바쁘신 일정에도 자리를 빛내주신 박지원 국회의원님과
주철현 국회의원님, 서미화 국회의원님, 권향엽 국회의원님,
전종덕 국회의원님,김태균 전라남도의회 의장님과 의원님들,
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님, 김남용 전남서부보훈지청장님과
문병은 전라남도사회단체연합회장님을 비롯한
내빈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시 만난 오월의 푸른 하늘 아래
모두가 행복한 대동세상이 실현되기를 소망하며,
삼가 오월 영령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5월 16일

전라남도지사 김 영 록
  • 콘텐츠 관리부서 행정지원과 (061-286-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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